아무리 옷깃을 올려도 파고 들어오는 냉기에 입김을 다시 얼굴에 부빈다 아무도 주위에 없어서 나를 바라보지 않아서 웅크린 내 몸이 그렇든 말든 뿌예진 안경이라도 내 몸을 녹일 수만 있다면 그놈의 집도 들어갈 수 있어 얼어붙은 혀가 뭐라고 하던 몸이 녹으면 후회할까 얼어 죽을 용기도 없이 그 길을 걸을 생각을 했냐고 살갗 좀 아려 온다고 발이 좀 무감각해진 것 같다고 덜컥 겁이 나서 안주 한 걸까 그냥 좋은 게 좋은 게 아닐까 이 계절은 꼭 날 찾아와 뼛속 나약함을 확인시켜줘 굳이 고된 나를 택했던 내 사람의 눈 바라보게 해 까마득한 이 계절의 끝 너무 아득해 아득해 밤이 찾아오면 누군가 스산하게 귀에 속삭여 이 계절은 여기서 머물라고 여기서 그냥 살라고 더 가봤자 거기서 거기라고 여기까지 온 게 대단하다고 이젠 짐을 풀고 수다 떨자고 이 계절은 꼭 날 찾아와 한낱 이기심인 듯 느끼게 해줘 굳이 고된 나를 택했던 내 사람의 눈 바라보게 해 까마득한 이 계절의 끝 너무 아득해 아득해 오르막을 넘어 찾아온 이 바람 살을 도려낼 듯한데 굳이 걷는 나를 택했던 내 사람은 계속 가라 하네 까마득한 이 계절의 끝 결국 올 거야 올 거야 녹듯이 결국