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느새 해는 높이 떠 있어 시계는 계속 돌고 나는 계속 돌고 저 달은 저기 서 있어 전화기는 던져버려 내가 얼마나 한심한지 알 수 없게끔 말 걸지 말어 아무도 없어 말 걸지마 내겐 아무도 없대도 다 잘 될 거란 말하는 게 낫겠지 그게 맞겠지 오늘을 견디고 날 여태 기다려준 달에게 말했지 참 길지 밤 나도 너처럼 떠 있어 생각이 좀 많아지네 내 말 듣고 있어 너는 한마디 없지만 날 봐줘 여기 자 한 잔 받아 어두운 밤의 하늘 저 텅 빈 검은 노트에 부끄러운 내 아픔까지 모두 검게 스며든다면 좋겠지만 내 손에 쥔 하얀 잉크 때문에 나 견디지 못하고 또 아파하지 다 잘 될 거란 말하는 게 낫겠지 그게 맞겠지 오늘을 견디고 날 여태 기다려준 달에게 말했지 참 길지 밤 나도 너처럼 떠 있어 생각이 좀 많아지네 내 말 듣고 있어 너는 한마디 없지만 날 봐줘 여기 자 한 잔 받아 참 길지 밤 나도 너처럼 떠 있어 생각이 좀 많아지네 내 말 듣고 있어 너는 한마디 없지만 날 봐줘 여기 자 한 잔 받아