흐트러진 퍼즐을 밟으며 어둔 방을 나왔어 좀 취했어 돌아갈까 싶었어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누른 그 때 그 순간 어디서부터 따라왔는진 몰라도 고운 빛깔 나비 한 마리 나를 닮았어 보다 넓은 하늘 위로 날려보내주고 싶지만 두드려봐도 그곳은 막혀있어 소리쳐봐도 차갑게 닫혀있어 흔들어봐도 완전히 잠겨있어 아무리해도 난 어쩔 수 없어 널 다시 데려갈 순 없어 홀로 뒤돌아 가네
꿈에서 깨 깊은 숨을 마셨어
심해어의 눈 같은 아침이 내게 빛을 끼얹고 침대 한 켠엔 누군가의 흔적이 꼭 다잉 메시지처럼 남아
그 순간 내겐 하얀 천장이 미로의 막다른 끝처럼 느껴져
안고 싶어도 내 손은 묶여있어 찾고 싶어도 온통 다 엉켜있어 웃고 싶어도 침묵에 갇혀있어 아무리 해도 난 어쩔 수 없어 널 다시 데려갈 순 없어 홀로 뒤돌아 가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