카페 한 켠 구석에서 그대 오기를 기다려요.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에서 기다려요. 그대 오늘 안 오시나 금방 온다고 했잖아요 한잔 두잔 세 잔째가 지나도록 안 오시네요 오랫동안 남은 향기가 나를 착각하게 해 자꾸 그댈 그리게 해 함께였었던 지난 시간은 짙은 향기로 남아 이젠 서로를 그리워하는데 우리 사진 펼쳐놓고 커피포트에 물을 올리고 찻장 깊이 넣어뒀던 그 커피를 꺼냈어요 물이 팔팔 끓는 동안 떠올리긴 싫었는데 그대 사진 꺼내놓고 울고 싶지는 않았는데 눈물이 많은 내가 싫어서 그댄 떠나갔는데 나를 떠나갔는데 이제 더는 곁에 없는 꿈 속에서 조차도 웃지 않는 그댈 잊고 싶은데