수백개의 눈동자가 빛을 발하며 온몸 구석구석을 밝혀주는 그곳에서 나는 실오리 하나 걸치지 못한 채 십자가 모양의 수술대 위에 묶여 있어
나는 한마리의 약하고 어린 짐승 앙상한 두디리론 반항조차 할 수 없어 왜 왜 날 사랑하나 이렇게 보잘것 하나없는 나를 왜 왜 날 용서하나 그토록 한없이 약해빠진 나를 꿈속에서 들려 오는 망치질 소리 나의 왼발 깊숙히 박힌 녹슨 세개의 못 외마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검먹은 눈동자만 이리저리 굴리고 있어
왜 왜 날 사랑하나 이렇게 보잘것 하나없는 나를 왜 왜 날 용서하나 그토록 한없이 약해빠진 나를 왜 왜 날 사랑하나 이렇게 한없이 이기적인 나를 왜 왜 날 용서하나 그토록 끝없이 죄에빠진 나를