초중고 십여 년간 시키는 대로 다했던 작고 어린 나 스무 살이 되어 술을 목구멍에 털어 넣고 스물두 밤을 자니까 군대는 언제 갈 거냐고 묻길래 이제 곧 갈 거라며 현관문에 소리치고 두시에 다섯 병정도 비우고 컴퓨터를 켰네 철모를 쓴 호랑이가 두개로 보이네 때는 크리스마스 다음날 기분은 사우나 안에서 숨 쉬는 기분이야 어 아무 날 가면 어때 군대 그까짓 거 1월 11일 빌어먹을 나 군대 간다 이주 뒤에 머리 밀러 가자 친구들아 원래 머리 빡빡 미는 건 이미 내가 고삼 때까지 원래 했던 머리니까 근데 왜 이렇게 어색해 네 눈물을 보니까 쟤네가 가라 해 쟤네가 가라 해 도대체 내가 왜 쟤네가 가라 해 쟤네가 가라 해 도대체 네가 왜 거울을 보며 한 손을 올리며 충성 좀 어색하네 부모님 갔다 올게 준성이 수능 잘 보라고 해주고 내 친구들한테 편지 쓰라고 전해줘 내 옆자리 동기 이름은 한상철이 경호하다 왔다고 그건 키 큰 놈이 하는 거 아니냐 담배 피우며 눈치 보고 이등병 좆같네 휴가는 언제 가고 나가서 뭘 할 건지 말해봐 엄마 면회 오셨다고 그래도 야 싸제담밸 에이 훈련 나 가서 피자 대놓고 피면 눈치 보이니까 넌 조종수 특기도 아닌데 왜 이번 훈련 때 조종해 k 나인을 포대장 진급 때문이라니 왜 사고는 늘 약자의 몫 항상 웃고 같이 공차던 넌데 왜 누워서 일어나질 못하는 건데 쟤네가 가라 해 쟤네가 가라 해 도대체 내가 왜 쟤네가 가라 해 쟤네가 가라 해 도대체 네가 왜 힘내라며 치킨을 쥐어주시던 그 손으로 동기 너희들은 앞으로 이런 일 없게 군 생활을 조심히 하라며 우리들을 하나씩 토닥이신 어머니 너 대신 나였다면 저기 울고 있는 사람은 우리 엄마였을까 일병을 먼저 달어 저기 걸려있는 사진 속엔 내가 있을까 간부들은 모여 심각해하는 말은 살 사람은 살아야지 그 순간 썩은 내가 진동해 나는 이등병 엄마한텐 절대로 말하지 말아야지 걱정하니까 지금 이 순간에도 상철이 너 뒤에 사람이 늘어가고 국민이 지켜야 할 4대의 무 교육 근로 납세 국방 씨발새끼들 좆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