얼마 전에 후배가 책을 한 권 이렇게 보여줘요 그림책 이더군요 글도 써 있고 뭐 그런 책인데 그림 하나가 아주 눈길을 끌어요 와인 잔 안에 살던 붕어가 그 와인 잔이 좁다고 느꼈던지 와인 잔을 땅 깨고 허공에 이렇게 떠 있는 빨간 붕어 그림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주어진 틀 안에 살지요 스스로 만든 것이든 뭐 타의로 이루어진 것이든 생각과 뭐 또 여러 가지 행동 인간관계 그 붕어 그림을 보고 나는 이 붕어처럼 내 틀을 벗어날 용기가 있던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저는 없더군요 뭐 좁으면 어때 좁은 대로 살지 뭐 그 정도 더라구요 사람들은 누구나 선택하고 포기하고 그러고 지냅니다 포기한 것에 대해서 아쉬움이 남지요 그 아쉬움이 길게 오래 남을 수도 있고 금새 잊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또 선택한 부분에 대해선 나름대로 책임을 져가면서 지내지요 저는 그 짜장면 집에 가면 짬뽕이랑 짜장이랑 같이 시켜서 둘 다 먹고 나오는데요 왜냐면 짬뽕 시킨 날은 반쯤 먹다 보면 아 오늘 짜장이었구나 뭐 그렇게 아쉬워하고 또 짜장면 시킨 날은 짜장면 그 반쯤 먹다 보면 아 오늘 짬뽕 이었구나 자꾸 아쉬워해요 그래 보신 경험들 있으세요 짬뽕 먹다 짜장 생각하신 분 자꾸 아쉬워해요 아주 묘한 그 짜장과 짬뽕의 갈등입니다 그 아쉬워하는 게 싫어서 둘 다 시켜서 둘 다 맛을 보고 나오는데요 현실에서는 둘 다 선택할 수가 없지요 뭔가 하나 선택하면 분명히 하나는 놓아야 하더군요 붕어는 나가는 걸 원했고 저는 그저 머물러 있는 거를 선택을 했구요 누구나 태어나면서 어떤 그런 용기를 가지고 그런 성향을 지니고 태어나시는 분들도 있고 또 그저 저처럼 이렇게 지내는 사람들도 있죠 어떤 것이 좋다 나쁘다 따지기 전에 그저 나름대로 선택한 부분에서 잘 살길 바라면서 그냥 봐야죠 헌데 뭔가 새로운 거 새로운 느낌 새로운 경험 새로운 상황은 지금 익숙한 그 틀을 벗어나면서부터 시작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은 늘 가집니다 붕어가 부러워요 계속 부러워하다 보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붕어가 부러워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