여름이 지나고 무성한 여름이 지나고 모든 것이 걸음을 내딛고 온 세상이 물빛의 소음으로 분주히 달릴 때 발목까지 비가 차오르고 나를 전복시킨 그 한번을 탓하고 이젠 돌이킬 수 없는 꿈으로 품으로 달린다 사라지는 지금 속으로 달린다 벗겨지는 표정 틈으로 달린다 터져나오는 이름 하나로 단 하나로 흥건한 계절이 지나고 익어버린 욕심을 내딛고 온 세상이 흔적과 사랑으로 분주히 달릴 때 턱 밑까지 숨이 차오르고 사랑하게 되어버린 순간을 삼키고 영영 벗어날 수 없는 꿈으로 품으로 달린다 사라지는 지금 속으로 달린다 벗겨지는 표정 틈으로 달린다 터져나오는 이름 하나로 단 하나로 달린다 획을 부수는 빗금 속으로 달린다 엉켜있는 침묵 틈으로 달린다 터져나오는 고백만으로 그 맘으로 달린다 쏟아지는 시간 속으로 달린다 두드리는 사랑만으로 달린다 대답없는 그리움으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