죽음의 문턱 이제 운명이란 거대한 수레바퀴 앞에 무릎을 꿇는다 눈앞의 밧줄 너머 내 이름을 부르는 누군가 타인의 눈에만 맺힐 줄 알았던 눈물을 품는다 생명의 탈을 벗고 대신 죽음을 쓰는 나 마지막 담배 얼굴을 덮은 하얀 헝겊 숨이 끊길 듯 답답해 공포가 입안에 가득 엉겨 붙어 죽을 것 같아 아니 이제 난 곧 죽는다 시커먼 인간들이 내 죄를 하나씩 읊는다 아무 권리 없이 타인의 목숨을 앗아간 죄 그의 핏덩이들의 기나긴 미래를 싹둑 잘라낸 죄 세상에 도움이 된 인간으로 남지 못한 죄 한번 뿐인 인생을 똑바로 살지 못한 죄 내 삶의 이유를 물으면 죽지 못해서라 답한 과거에 사죄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날 삶과 죽음의 경계선까지 몰아낸 세상의 빛을 놓치기 싫어 눈 감지 못하네 용서할 수 없는 슬픔의 묻혀 쓰러진 곳에 맺힌 눈물의 흔적 뜨겁게 타던 날을 빼앗아 꿈을 깨운 건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죽음의 문턱 용서할 수 없는 슬픔의 묻혀 쓰러진 곳에 맺힌 눈물의 흔적 뜨겁게 타던 날을 빼앗아 꿈을 깨운 건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죽음의 문턱 하늘에 신이 정말 있다면 나 용서를 빌께 아무것도 남길 게 없단 말 다 변명뿐인데 이미 늦은 거 잘 알아 그런데 미련이란 질긴 뿌리가 자라나 끝내 목까지 따라와 시간은 나를 쫓아 두려움은 다 점차 사라질 거라 믿고 있지만 사실 난 두렵다 모든 걸 다 포기해 두 손을 잡고 이해한다 말하신 어머님 앞에 눈물을 보이네 악마보다 더 한 증오를 새겼던 남자 배고픔을 피와 상처로써 채웠던 남자 그 남자를 위해 두 손을 모은 당신들 앞에서 어떤 말을 할까 당신 미소를 보던 눈에는 갈라진 하늘만이 그녀 따뜻한 입술 대신 차가운 한숨만이 당신 어깰 주무르던 두 손위엔 밧줄만이 그녀와 맞춰 걷던 발은 그날을 새며 가슴앓이 하루가 일 년 같아 보고 싶은 첫사랑 부모님의 품 이젠 너무 멀어진 꿈 다시 태어나도 그대의 아들 연인이기를 천천히 오길 나 먼저 가버린 이길을 용서할 수 없는 슬픔의 묻혀 쓰러진 곳에 맺힌 눈물의 흔적 뜨겁게 타던 날을 빼앗아 꿈을 깨운 건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죽음의 문턱 하나 둘 추억을 새겨 저 푸른 하늘에 빛을 잃어 가는 게 슬퍼서 또 잠들께 힘들어도 참을게 그래 다시 닿을 때 그땐 다시 웃자고 약속하며 눈 감을게 불과 몇 십분 전이지 내가 여기로 끌려온 건 늘 항상 꿈 꿔오던 날씨 내 귀에 들려온 건 눈물뿐인 어머니의 면회란 반가운 소식 좀 때 이른 감이 없진 않지만 따라온 거지 오늘 표정이 뭔가 다르단 느낌이 들던 간수가 내 팔을 붙잡고 있던 손에 힘이 들어간 순간 난 깨달아버리고 만 거야 이미 도망갈 수가 없다고 왜 운명의 여신이 떠나갔을까 점차로 가빠지는 숨 또 흐르는 땀 나도 모르는 새 도망치려고 죽도록 구르는 발 거친 몸싸움 난 생각해 오늘도 꿈을 꾼다 눈을 감았다 뜨지만 아직도 그대로야 이건 꿈이 아냐 문턱에 닿은 그제서야 꿈에서 날 부르던 아버지 아직 눈에 선한 그리운 집이 아닌 사형대가 날 맞이하겠지 고갤 돌려 눈가에 가득 담은 마지막 햇빛